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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, 모두 유죄
海별쌤
2011. 2. 23. 00:27
그런데,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.
너,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?
나는 행복하지 않았다.
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 만큼만 사랑했고,
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.
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,
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,
그래서,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.
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.
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.
.....중략.....
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.
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
변명의 여지가 없다.
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 같은 방에 갇혀,
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.
노희경 에세이,『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, 모두 유죄』14-15쪽.
대상 하나를 유기한 죗값으로, 대신
낙오된(혹은 유기된) 사람들을 아끼며 사는 건 안 될까.
비록 '다른' 종류의 사랑이겠지만.
종교인이 되겠다는 건 아니구^^;;